우리는 흔히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배운다. “행복을 찾아라”는 말은 사람들의 삶의 목표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느끼기 전에 먼저 죄책감을 느낀다. 기쁨을 표현하거나 자신이 즐거운 순간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 이들이 많다. ‘나는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고, 그로 인해 결국 기쁨을 누리기보다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그들이 경험하는 이 감정은 단순히 내면의 갈등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심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 복잡한 감정이다. 이 글에서는 왜 사람들이 기쁨을 허락받지 못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느끼는 죄책감의 원인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탐구해본다.
행복에 대한 죄책감: ‘나만 즐거운 건 죄’라는 생각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기쁨을 누리는 순간에 죄책감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가치관과 관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부모나 사회로부터 ‘남을 배려하라’, ‘겸손하라’, ‘불행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메시지를 듣고 자랐다. 이때 ‘나의 행복은 남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내면화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내가 이렇게 기뻐하면 다른 사람이 불행할까 봐 죄송하다”는 마음이 들거나, 자신이 행복을 느끼는 동안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 이러한 ‘기쁨에 대한 죄책감’은 자신이 즐거운 것을 누리는 것 자체가 무언가 잘못된 일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어쩌면 사회와 문화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의 기쁨을 희생해야 한다고 암묵적으로 교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쁨은 타인의 고통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행복해진다고 해서 타인이 불행해지지 않으며, 내 행복이 타인의 행복과 충돌할 필요도 없다. 기쁨을 느끼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나만 행복해도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자격 없는 행복: ‘내가 행복할 자격이 있을까?’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내가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자아 존중감이 낮은 상태에서 자신이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여긴다. “나는 아직 이룬 것이 없으니 행복할 자격이 없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니 나는 기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바로 그 예이다. 이처럼 자격 없는 행복이라는 생각은 자존감의 결여에서 기인한다. 어린 시절부터 ‘잘해야만 사랑받고, 잘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받으며 자란 사람은, ‘내가 더 나아지기 전까지는 행복을 느낄 자격이 없다’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어떤 일이 잘 풀리거나 기쁨을 느낄 때, 그 사람은 그 감정을 ‘내가 이 감정을 느낄 자격이 없다’고 느끼며 억누르려 한다. 하지만 자격 없는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느낄 자격이 있다. 물론 세상은 늘 완벽하지 않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기쁨을 느끼는 강도는 다를 수 있지만, 행복을 느낄 자격은 모든 사람에게 고르게 주어진다. 행복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행복을 누리는 법: 죄책감을 내려놓고 기쁨을 받아들이는 연습
기쁨을 느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인식한 후, 이제 중요한 것은 그 기쁨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흔히 “이 기쁨이 나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거나 “지금의 행복을 누리면 또 다른 고통이 올까 봐 두렵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행복을 두려워하거나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결국 자신에게 무의식적인 제한을 거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죄책감을 내려놓고 기쁨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첫째, 자신에게 주는 ‘허락’을 시작하자. "나는 행복해도 된다"라는 문장을 자기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는 작은 시작일 수 있지만, 꾸준히 ‘행복을 느낄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내면에 심어주는 것이다. 둘째, 기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연습을 하자. 행복을 나누면 더 커진다고 한다. 누군가와 기쁜 일을 함께 나누거나, 자신이 느끼는 즐거움을 말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은 더욱 풍성해진다. 셋째, 기쁨을 느끼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의 마음을 가져보자. 기쁨은 순간적일 수 있다. 그 순간을 간직하고, 그 기쁨을 경험하는 것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더 이상 죄책감이나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마무리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며,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회다. 그런데 우리가 기쁨을 경험할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 부족과 사회적 조건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행복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거짓된 생각이며,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 외부와 내부의 압박을 벗어던지자. 기쁨은 내가 느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감정이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누릴 자격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 이제부터는 자신에게 주는 행복의 허락이 필요하다. 기쁨을 누리면서도, 그것에 대한 죄책감을 내려놓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을 경험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